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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퇴임식 그리고 나

소소한동행 2024. 6. 23. 01:25

오늘은 퇴임식과 함께 위임식을 하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내려 굳이 가지 않아도 될 자리인데 왜그런지 그냥 가보고 싶었습니다.
사회자는 32년을 묵묵히 한 곳을 향해 달리셨던 그분에게 축하와 경애심있는 박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인생 70년 동안 살아오면서 인연이 닿았던 분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저는 그분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데 위임을 갖는 분과 잠깐의 인연이 있어 참석했습니다.

감사패 증정과 축사...
연이은 축사가 계속되고 퇴임자의 역사가 담긴 영상이 비추어 졌습니다.  오래된 제자들과 관련된 일을 하셨던 분들과 하시는 분들이 나와서 축사와 축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의 자녀들이 나와서 감사와 축하인사를 했습니다. 또한 형제 친척들이 나와서 그분의 노고를 치하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90이 넘으신 아버지께서는 연신 우셔서 할 말을 못하셨습니다.

나...
올해 1월에...
30년 가까이 해왔던 일을 어쩔수 없는 상황으로 인하여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아직 은퇴 할 나이는 안되었는 데 말입니다.

30년 ....
퇴임식이 진행되는 내내 나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의 역사가 떠올라 내내
기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
자랑스럽기도 하고 ....
슬프기도하고 ....
보람되기도 ...
아쉽기도... 했습니다.

나도 축하를 같이 받고 있는 듯 했습니다.  
자녀들에게...  
가족들에게...
그리고 하나님께...
하나님의 위로가 쏟아져 감사했습니다.

젊은 시절..
빈손으로 불나방 처럼 뛰어들며 열심이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일이 버거워 밤을 새워가며 준비하며 계획했던 시간들...
부족하기에 낮엔 일하고 밤엔 공부하고 주말엔 연수를 들으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
그러다 지쳐 병원에 다녔던 시간들...
뒤쳐지면 도태될까봐 현장을 동냥하듯 탐방하며 실전을 키워야 했던 시간들...
민원으로 꼬투리 잡히면 입을 바짝바짝 말리며 해명해야하고 인정해주어야 했던 시간들...
매년 시작의 보람과  종료의 보람을 책임지며 감사했던 시간들...
키워져 성장한 그들을 보는 기쁨의 시간들...

그렇게 나는 30년이라는 시간 속에 내 개인적인 생각보다 일의 90퍼센트가 내 머리속과 마음속에 있었던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혼자 견디어 내고 있습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나의 시간들을...

많이 아쉽습니다.
많이 속상하기도 합니다.
많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것은 언제나 바람의 시간을 보내는 것임을 압니다. 지금의 시간도 바람처럼 흘러 또 다른 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견디는 중입니다. 그리고 기대합니다.
나에게 위임되어질 그 날을...  

그리고 되어질 일들을 미리 감사하는 중입니다. 반드시 되어져 있을 그 날을 준비하며 기다립니다.
그분 하나님과 함께...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